[요약] 선거제도개혁 시민 대토론회
게임의 규칙을 선수가 정하게 둬서는 안 된다는 것, 공천권과 법안 확정권을 당 지도부가 아니라 주권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 개혁은 숙의하고 행동하는 시민의 힘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조강연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징검다리 교육공동체 이사장) — 03:06~54:30
진단부터 정리하면, 선거를 자주 치르고 사람도 많이 바뀌는데 정치는 그대로인 이유는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에 있다고 봤습니다. 35~45%로 당선되면 55~65%가 사표가 되고, 득표와 의석의 비례성도 무너집니다. 예로 든 사례는 세 가지입니다. 2018년 수도권 광역의회 330석 중 국민의힘 계열이 15석에 그친 것, 영호남에서 40년간 이어진 일당 지배, 총선 득표 차는 5% 안팎인데 의석은 100대 180으로 벌어진 것입니다. 기초의회는 2·3인 선거구가 95% 이상이라 사실상 양당이 나눠 먹는 구조라고 했습니다. 선거제 논의가 늘 총선에만 쏠리는데, 국회의원의 재선과 직접 얽히지 않는 지방선거부터 바꾸는 게 전략적으로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준연동형에 대해서는 의석을 한 석도 늘리지 않고도 제3당에게 비례 150석과 같은 효과를 주는 ‘매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으로 이를 무력화했고, 민주당도 방어 차원에서 따라갔으며, 선관위는 판단을 멈췄다는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다음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선거별 개혁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경선: 전략·단수공천 때문에 지역구의 3분의 2 가까이에서 당원 결정권이 박탈된다고 봤습니다. 미국처럼 국가(선관위)가 관리하는 예비선거를 도입하고, 도전자가 있으면 반드시 경선하게 하자고 했습니다.
- 1인 선출 선거(대통령·단체장·교육감): 순위투표(즉석 결선투표)를 제안했습니다. 2순위 표가 필요해지니 네거티브가 줄고 정책 경쟁이 강화된다는 논리이며, 아일랜드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 기초의회: 4~5인 선거구로 바꾸고 단기이양식을 쓰자고 했습니다. 당선 쿼터는 1/(n+1)입니다.
- 광역의회: 6~12인 대선거구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습니다.
- 국회: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고, 최소 50석을 늘려 모두 비례로 배정하자고 했습니다. 이상적인 형태는 지역 250석과 비례 150석을 합친 400석이며, 세비와 보좌진 같은 특권을 줄여 예산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자고 했습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중복입후보도 독일처럼 허용하자고 했습니다.
- 대선: 결선투표를 도입하거나, 순위투표로 대체하자고 했습니다.
원로들이 말하는 ‘연합정치·대통합’은 선거제를 비례대표제와 다당제로 바꾸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소선거구제를 고수하는 나라는 영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 정도뿐이라는 점도 짚었습니다.
상호토론 답변 (2:21~2:36)
- 봉쇄조항: 현행 3%는 옛 병립형에서 ‘1석’ 기준으로 정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헌재가 이를 위헌으로 판단했으니 새로 정해야 하는데, 1%가 적절하다고 봤습니다. 전광훈 세력이 들어오더라도 광장보다 국회 안에서 오히려 자정작용이 생기고, 30만 표를 없는 것처럼 취급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 시민의회와 국민발안: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둘 다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국민발안은 개헌이 필요하고 시민의회는 법률로 가능하므로 시민의회가 전략적으로 먼저라고 했습니다. 선거제를 국회의원이 정하는 것은 ‘셀프 입법 특권’이라고 규정했고, 법조인 출신이 많은 국회가 사법개혁을 막아온 것을 또 다른 사례로 들었습니다.
- 주체 형성: 허인회의 문제 제기에 공감했습니다. 주체로는 정당(권리당원), 노조, 협동조합, 시민단체를 꼽았고, 선거제에 대한 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국민을 닮은 국회: 이 구호를 본인이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선거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는 100% 비례대표제이고, 진짜로 국민을 닮은 기구는 추첨 시민의회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민의회 소집권을 국민발안·소환·거부권과 함께 주권자의 권리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토론자
김정희 (시민인권 공동위원장, 재불 동포) — 57:06
87년 체제가 미완이라고 진단하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시민참여형 정치개혁 공론화위원회를 두고, 성별·연령·지역 등을 안배해 무작위로 뽑은 300인 시민대표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결선투표와 선호·순위투표 도입도 주장했습니다. 후반부는 프랑스 투개표 사례에 할애했습니다. 투명 투표함을 쓰고, 투표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즉시 개표하며, 주민이 4인 1조로 100% 손으로 센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부정선거 논란을 끝내자고 했습니다.
임상우 (국민주권전국회의 공동대표, 역사 전공) — 1:08:03
‘K-민주주의’의 특징을 동학부터 빛의 혁명까지 이어진 민중·시민 주도의 ‘저항과 회복’으로 규정했습니다. 서구 민주주의는 태생부터 부르주아 대표제라는 한계를 지녔고, 오늘날 위기는 ‘대표성의 위기’라고 봤습니다. 지금 한국은 위기가 올 때마다 시민이 불을 끄러 나가는 ‘119 민주주의’이자 같은 곳으로 되돌아가는 ‘도돌이표’ 상태라고 했습니다. 양당은 돌림노래처럼 적대적 공생을 한다고 비유했고, 도돌이표를 끝내고 2절로 넘어가는 장치가 선거제 개혁이라고 했습니다.
이현종 (시민의회 전남포럼 대표, 여수) — 1:21:45
적대적 양당제에서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의원의 능력으로 취급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수의 4인 선거구가 2인으로 쪼개진 게리맨더링 사례를 들며, 전국 여러 곳에서 양당이 같은 일을 했다고 했습니다. 단일 선출에는 순위선택투표를, 다수 선출에는 단기이양투표를 적용하고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근거로 9~12대 국회의 2인 선거구 시절을 들었는데, 당시 전남·경남에서는 대부분 3개 이상 정당이 당선자를 냈다고 합니다. 자기입법 금지 원칙에 따라 시민의회가 결정하고 국회와 행정부가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철승 (변호사, 한국입법학회 전 회장) — 1:31:30
본래 관심사는 시민법관 같은 사법 민주화지만, 선거제 개혁 입법은 국회의원의 이해와 정면으로 부딪혀 그보다 더 어렵다고 봤습니다. 현행 국회청원법의 국민동의(5만 명)로는 상임위 회부가 한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대만처럼 국민발안제를 먼저 도입하고, 그다음에 선거제 개혁안을 입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정권교체가 곧 민주주의는 아니다”라는 말도 했습니다. 토론에서는 위성정당 금지에 대해, 헌재가 위헌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위성정당을 막을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보다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답했습니다.
최자영 (교수) — 1:38:51
국민발안에는 동의하지만, 시민의회와 숙의 논의가 오히려 국민발안의 발목을 잡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숙의는 공직자의 몫이고 시민은 결정권과 견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 예로 한 유튜버가 ‘3메가 특구’ 관련 회의록이 없다고 주장한 사례를 들었습니다. 핵심은 소선거구냐 중대선거구냐가 아니라 정당 공천제라고 봤습니다. 공천제 때문에 의원들이 입을 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천제를 폐지하고 유럽처럼 후보 순위를 시민이 정하게 하자고 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 기초의회까지 정당공천이 확대된 것도 비판했습니다. 끝으로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와 프랑스의 감정서 절차를 들어 한국 사법·의료 분야의 권위주의를 지적했습니다.
지성용 (신부, 가톨릭관동대 교수) — 1:49:07
기조발제의 서면 자료가 제시한 6가지 기준과 “게임의 규칙은 선수가 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다만 봉쇄조항 1% 완화에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 사례, 전광훈 측 정당의 득표율 2.4%, 신천지·통일교 같은 세력의 진입 가능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해충돌이 덜하다는 지방선거에서도 올해 광역비례는 10%에서 14%로 늘어나는 데 그쳤고 2인 선거구는 유지됐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기조발제에 대해서는 세 가지를 물었습니다.
- 국민투표: 법률안을 국민투표로 확정하려면 개헌이 필요한데, 그 전에는 어떤 경로가 있는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시민의회안은 57.7% 찬성을 얻고도 60%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사례를 함께 들었습니다.
- 권력구조: 대통령제와 다당제가 결합하면 교착이 생기는데, 이를 풀 장치는 무엇인가.
- 지역 대표성: 강원도처럼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곳의 주민들이 지역구 의원이 사라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토론에서는 “바다의 소금 3%”와 “암세포 3%”를 대비하며, 극단 세력 하나가 의회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허인회 (행복한 동행) — 1:59:22
선거제 개혁이 제도의 문제인지, 그 제도를 실행할 주체의 문제인지를 물으며 주체의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주체가 연합하지 못하면 2년 뒤 한동훈이 대통령이 되고 다시 촛불을 들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임제의 ‘살불살조’를 인용하며 발제자를 포함한 원로들을 우상화하지 말고 스스로 주인이 되라고 했습니다. 이어 ‘민주 붕괴 신5적’을 제시했습니다. 경기·성남 라인 인사들(실명 거론), 백낙청·함세웅 일파(두 사람 본인은 제외), 공천권에 매인 호남 중심 민주당 의원들, 그리고 성찰 없는 팬덤과 전통 재야(본인 포함)입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인선을 두고 개인 비위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표현이 거칠어 방청객이 항의했고 사회자가 제지했습니다. 결론은 주체의 단결과 생산하는 시민의 조직 없이는 제도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폐회 직전에는 30초 발언을 요청해, 유럽 청년들의 저항이 한국에도 올 것이니 기성 지도부가 청년과 함께 주체를 만드는 데 나서 달라고 했습니다.
안진걸 (민생연구소 소장) — 2:10:43
‘국민을 닮은 의회’라는 표현에 공감하며, 서민·여성·장애인 비율까지 국민을 닮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낙선운동 경험과 함께,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들어간 뒤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가 폐지된 일을 소개했습니다. 어린이 국회의 1호 법안이 지하철 선반을 낮춰 달라는 것이었고, 결국 손잡이를 낮추는 것으로 실현됐다는 일화도 들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출근길 지옥철을 모른다며, 오전 7시 이전 대중교통 30% 할인을 제안했습니다. 오늘 제안들은 대체로 시민단체들이 해 온 주장과 같지만 시민의회와 추첨제는 더 나아간 부분이고, 아직 합의되지 않아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방청객 발언 (2:40~)
이성로 (국립안동대 명예교수)
발제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왜 이재명 정부에서 실천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주체 형성과 언론을 통한 시민교육이 필요하고, 이원영을 중심으로 주체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홍정수 (목사)
여의도 말고 ‘과천에도 국회가 있다’며 두 곳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고, 사법개혁에는 강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발언 취지는 녹취상 분명하지 않습니다.
부산에서 온 참석자 (특허 304건 출원)
지역주의 타파가 선거제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했습니다. 촛불 지도부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동시에 비판해야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농민 참석자 (노조운동 경력, 녹색당)
공천을 상향식 추천제로 바꾸자고 했고, 세대교체와 여성·농민의 정치 참여 확대, 식량주권을 강조했습니다. 2028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색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면 투표용지에서 아예 사라지는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정준일 (여주 농부)
“두렵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두 번의 광장 혁명이 개헌도 선거법 개정도 못 한 채 미완으로 끝났고, 이대로면 윤석열과 같은 세력이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개헌·선거법·시민의회 운동 세력이 연대해 우선순위를 숙의하는 모임을 꾸리자고 제안했습니다.
용인의 연금생활자
시민의회 운동을 응원한다고 했습니다. 유명무실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7천여 명)를 인구 구성에 맞춰 추첨으로 뽑아 시민의회처럼 활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희숙 (징검다리 교육공동체 상임이사, 퇴직 교원)
재벌개혁과 정치개혁은 기득권 정당에 맡길 수 없으니 조직된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교사 정치기본권을 보장해 교사들이 기초의회에 진출하고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을 할 수 있게 하자고 했습니다.
